가이브 2009. 12. 7. 13:22

난 완벽하게 둥근 구슬이다.

굴렀다. 굴러래서 굴렀다.
한참을 구르는데, 멈추랬다.
구르는 것을 멈췄다.

보이지 않는 바람이 나를 굴리고 
뚜렷히 보이는 돌이 나를 세웠다.

네모난 주사위처럼
의지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안간힘을 썼다.
멈추려고, 움직이려고
온 몸에 정신을 집중했다.

난 바람과 돌에
반항하는 구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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