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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대통령

가이브 2008.06.1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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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쯤이었나.. 전화벨이 울렸다. 아버지시다.

"할매가 손자 생일이라고 한번 안오나 하네. 언제 올꺼고?"

내색 절대 안하신다. 멀지도 않는 거리에 혹시나 눈치주는걸까봐 생각하시고 보고싶은 아들에게
생일이라고 (간접적으로나마) 오라고 하신다. 죄인인 아들은 늦게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버스는 두 대가 있다. 김해 시내로 가서 터미널에서 나오는 시내버스를 타는데, 길게는
2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 미리 차시간을 다시 확인하고 문자메시지로 저장해놓았다. 막내동생이
주말에 내려왔나보다. 20분 먼저 출발하는 버스는 집과 약 도보 30분정도의 거리에서 내려주는데,
집으로 전화하니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밭일하시나 싶어서 걸어가자고 걷는데, 얼마 가지 않아서
스님을 내려주는 택시 발견. "조금만 가주세요" 하며 타니 이 천원에 20분을 넘게 시간벌었다.

여든을 넘기신 할머니는 방금 잡은 닭에 손을 놓으며 "느그 아배 술을 무가 정신을 못차린다" 하시며
힘든내색을 숨기지 않으신다. 어디계신가 살펴보니 바로 뒤 평상에서 주무시고 계신 아버지..
늦은 점심때 약주 한잔 하셨다고 한다.

절대로 내색안하는 아버지. 오면 오는갑다. 가면 가는갑다.

요즘에는 새장을 만드시나보다. 아주 어렸을 때, 집에서는 플라스틱의 높이가 50센티쯤 되는 새장에
새가 두세마리 살고 있었다. 알도 낳고.. 이리저리 지저귀며 좁은 곳을 날아다니던 작은 새.

아버지께서는 무언가를 키우고, 가꾸고, 만드는 것을 아주 즐겨하신다.
낚시. 난캐러 다니시고, 이사를 가더라도 집에는 늘 어항이 있다. 아주 옛날에 집안에서 키우던
애완견이 새끼를 낳다 죽은 이후로 "정 때문에" 애완동물은 따로 키우지 않으시다가, 지금 시골에
이사가시고는 얼른 '변견'을 사서 들여놓으셨다. 거기다 고양이도.. 지금 집에서 크는 동물들을
나열해보면 '개, 고양이, 오리, 닭, 토끼' 그리고 앞으로 새로올 식구 '메추리, 새'..
4백평 정도 되는 텃밭에 이것 저것 시멘트 일을 하시면서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가꾸신다.

"이제 마지막이다. 앞으로 할거 없다. "

짓고 있는 새장을 보니 아버지 연세에 비한 세세함에 놀랄 수 밖에 없다.


날이 어두워지고 잡은 닭도 익었고, 가족이 자리에 앉았다.
촛불시위에 노무현 전 대통령얘기가 나왔는데, 방금에서야 보게 된 다큐멘터리 얘기를 꺼내셨다.

노무현같은 대통령이 없다고 하시는 아버지.
한가지 일화를 듣게 되었는데..

예전 반여동 살때 출마했다며 연설하러 왔단다. 그런건 절대 안하시는 아버지가 손을 들어서
노무현 후보한테 질문을 했단다. (중간에 나는 말을 끊으며 아버지께서 전 대통령과 대화를 했냐며
신기해했다) "당을 왜 하필 거기로 탔소?" 정치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여튼 경상도에서는 절대로
안먹히는 당이란다. 그 때 당시 아버지께서도 그냥 김영삼 타고 가는 그저 그런 정치인 같았다고
생각하셨단다.

결국 아버지께서는 가족과 함께 당시 대선 투표장에서 모두 노무현이 아닌 다른후보를 싹 다 찍으
셨다고 하는데, "엄마요, 우리가 다 이 사람 찍지만 분명 노무현이 됩니더" 라고 하셨단다.
결국 대통령은 노무현이 되어버렸고.. 그는 당시 정부에 대한 진실된 비판을 국민들이 받아들인 것
같다.

어찌됐건,
노통은 고향으로 내려왔다.

아무리 이리 저리 봐도 대통령 빛은 안보인다. 주위에 공무원들이 따라다니는 정도? 허나 그들도
시골사람 다 된거 같더라.


당당하게.. 떳떳하게.
꿀릴 것 없고 꿀리지도 않았던 떳떳한 사람.
그가 대통령이 아니었더라도 어디서든 떳떳했을 사람.
대쪽같은(하지만 정에 너무나도 약한) 아버지의 모습과 비슷함에 자부심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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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가서 들었던 아버지의 개똥철학의 새로운 명언이 떠오른다.

 " 깨닫는다(앎)는건 딴거 없다. 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 나를 깨달게 하는 거다.
   절에 지주스님한테 이런 저런 좋은말 구차하게 백날 천날 들어봐야 그건 모른다.
   직접 겪어봐야 알지. 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 부처다. "

종교를 빗대어 말씀하시지만 그 의미는 아무것도 아니다.

깨달음을 누구에게 전달하기는 아주 어렵다. 아니 알려줄 필요가 없다. 이해시킬 필요도 없다.
그게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다.

사람은 스스로 겪고 이해해야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일 수 있다.
전직 대통령은 아무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저 한편으로는 생각하지 않을까.. 부끄럽고 쪽팔려서 자존심때문에 말 못하겠지.

"당신 참 대단하다"

라고..

바보 노무현.
그는 거짓 하나 보태지 않고 지금 몸은 좀 힘들어도 매우 행복하다고 한다.
카메라 앞이라 그럴까? 이 역시 아무도 모르겠지. 사람들 대부분은 의심을 가지고 있으니까..

자신이 남을 믿어줄 때, 남은 자신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진리는 역사가 아무리 흐르고 과학과 문명이 발전해도 바꾸어지지 않는다.
그래봐야 "사람 사는 세상"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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