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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을 안으로 굽히지 않겠다. 본문

ㄱㅐ똥철학

팔을 안으로 굽히지 않겠다.

가이브 2008. 7. 22. 23:50



성인이 된지도 10년이 다 되어 간다.

난 어려서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그렇게 가져보지는 않았다. 어른이라..
그래봐야 어른이 되면 자유롭게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친척 중 형이라 부르는 가까운 사람이 어른이 된 것을 볼때였겠지..

태어나서부터 부모는 어른이셨다. 유년기 때 오락실을 살림 살 듯이 들락거렸던 나는 오락을
하기위한 돈이 늘 부족하곤 했다. 다른 사람의 돈을 훔쳐본 적은 없지만 집에선 한 때 여러번
동전이고, 맥주병이고 들고 날랐나보다.

나에게 살아가면서 사람답게 살도록 만들어준 때가 10살, 바로 국민학교 3학년 때다.
하도 방황(?)을 많이 하던 시절.. 중학교 때도 아니고 고등학교 때도 아닌 10살 짜리가 방황했다.
꼴에 두 자리 나잇살 먹었다고.. 아버지는 그런 나를 단 세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보려고 하셨다.

1. 달래기
언제나 동네 오락실에서 살던 나를 몸소 퇴근하시고 찾아오셨다. 어떨때는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그리고 아버지 혼자. 난 죄 지은 것 처럼 오락실에서 깜짝 놀랐지만 좋게 타이르셨다. 게다가 그 날은
외식날이다. 저녁시간이니 고기집, 가족 레스토랑 등.. 얼마동안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천사처럼 나를 달래셨다.

2. 때리기
그렇게 해도 별반 다를거 없는 나를 이젠 때리시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에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버지께 맞아봤다. 역시 우리 아버지. 그냥 몽둥이나 손으로 때리지 않으셨다. 손을 묶어서
케이블로 치셨으니 말이다. 몸에 피멍이 들도록 때리신다. 정말 많이 맞았다. 그 때의 스틸화면이
생각난다. 삐쩍 마른 몸에 허벅지고 어디고 굵은 피멍이 돌출되어 있는 내 몸.. 이 때 나는 대가족의
집에서 다락방에 홀로 몇 달간 살게 된다. 당연히 외출도 금지.

3. 무관심
어쨌든, 시간이 지나서 나의 근신은 풀리고 또 자유의 몸이 되었다. 하지만 난 보란듯이 바뀌지
않았다. 열~열 한살 때의 내 머릿속엔 무엇이 있었을까? 내 스스로도 궁금하다.
몇 달동안 달래고 때려도 안되는 나를 이젠 무관심으로 내버려두셨다. 하고 싶은대로 마음대로
해라. 아버지는 한동안 나에게 어떠한 말씀도 안하셨다.


저 당시에 난 사람이 되었다. 고등학교를 끝낼 무렵인가.. 지나왔던 옛날을 생각하니 아마 저 때가
아닌가 싶다. 아무것도 모르고 늘 이유없는 방황을 하던 나는, 10살 때 다락방에서 읽은 책들로
인해 나의 모습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몇 권의 동화책과 100명분의 위인전. 16권의 백과사전. 통달하진 않았지만 모두 읽었다. 그렇게 해서
어줍짢게 글을 읽음으로 해서 맞춤법을 익히게 되었다. 내용은 모르겠지만 맞춤법은 제법 보였다.

이 책들 중 가장 도움된 것은 '명심보감'이다.
위인전을 읽으며 소박한 꿈과 상상력 가지게 되었다. 백과사전을 읽어서 영어가 A는 ㅏ이고 B는 ㅂ
임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당시 LOVE는 러브가 아니라 '로베'였다. 백과사전 중 9번이 가장 재미가
있었는데, 바로 과학이었다.

명심보감은 사람과 사람이 생활하며 해야 될 것과 하지 말아야될 것들을 강력하게 어필했다.
자기 자신을 보는 법이 아닌 남을 먼저 보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지나가는 비둘기를 놀라지 않게
둘러가야 되는 이유를 일러주었다. 동화책 형식으로 엮은 그 책의 그림체는 아직 잊지 못한다.
이야기 내용은 우리나라 고전적 이야기를 포함하여 탈무드 등 전 세계 유명한 이야기를 묶어놓았다.
당시 그 책이 얼마나 재밌었는지 모른다. 읽고 또 읽었다. 그림과 함께 글이 있는 그 책의 마지막은
늘 한자로 씌어진 문구를 음(音)과 함께 해석해놓았다.


서두가 길었다.

요즘 SBS드라마 '식객'을 보는데, 역시 뻔한 이야기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는게 바로 집안문제
인데, 숙수가 친아들과 양아들을 두고 자기 판단에 친아들이 아닌 양아들에게 후손으로 기대하게
된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어쨌든 친자를 챙겨줘야 한다고 하는데...
이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숙수의 행동이 어떤게 옳은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나는 옳다고 생각한다.

얼마전에도 비슷한 느낌의 일이 있었다. 잘 알고 있는 사람과 잘 모르는 사람과의 관계.
"너는 A가 편하니까 더 쉽게 생각하는거 아니냐?" 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난 한때 완전 소심하다고 하는 A형의 특성을 가지고 "내가 이렇게 말하면 저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라는 스스로의 질문을 되물어 말을 극도로 아꼈다. 그러면서 사람과의 관계는 바르게 나갈
수 없었다. 몇년 후 군대가 나를 유연하게 바꾸어 놓았고, 요즘엔 "내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면 내가
 이렇게 말 해도 상대방이 그렇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지.." 형태로 바뀌었다. (하지만 힘들다. 역시)

떳떳하게 누구에게도 난 팔이 안으로 안굽는다고 말한다. 믿거나 말거나다.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잘 모르는 사람들보다 더 잘해야 한다. 남에게 피해주는 행동을 하는
지인들은 가만 보고 있지 못한다.

나의 이런 생각에서 사람 관계는 엉망이 되었다. 가까이 있다가도 단번에 멀어진다. 내 성향이 너무
강해서 그럴까..

어떤게 답인지 아직 모른다. 참 다행(?)인게 세상 사람들의 서로의 마음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팔이 안으로 굽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사람이면 다른 사람도 사람이고"
"내가 잘 살고 싶으면 다른 사람도 잘 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고"
"내가 잘났으면 다른 사람도 잘났고"
...
...
사람과 사람은 사람으로써 모든게 평등하다는 것이다. 법따위, 도덕따위 집어치우고 말이다.
이 이유 하나만으로 인맥으로 인한, 혈연으로 인한 사람사이의 형평성을 무너뜨리는 흔히 말하는
팔이 안으로 굽기 때문에 내 친구는, 내 가족은 처벌을 받지 않게 만드는 (더 위험하게는 죄를 지었음
에도 불구하고 벌을 안받아야 되는) 생각은 결코 나에겐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와 가까이 오랫동안 갈 벗이 되고 싶다면 세상 살면서 부끄럽게 살지 않고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하고 남들 앞에서 눈물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하나 더 - 술을 취기가 오를 정도로 먹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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