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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ㅐ똥철학

산문에 빠져있다.

가이브 2009. 10. 22. 01:13

성인이 되고, 돈하고 관련없는 책을 다시 손에 쥔 곳은 군대이다. 강제집행 된 난 몇 푼 받지 못했다.
군대. 그 곳은 민주주의 사회와 정반대이다. 누구나 똑같이 걸치고 쑤셔넣고 두손 꼭 쥐고 잔다.
의식주가 모두 당연하듯 주어져 있다. 적어도 그 안에서는 고참이든, 동기든, 후임이든. 즉, 지금의 사회를 비하자면 나이가 많든, 형편이 똑같든, 나보다 더 하찮든, 사람이 살기 위해 필요한 요건은 하나도 다를 바 없었다. 아주 공평한 사회. 하지만..

그 속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물든 이유 하나만으로 역시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지낸다.

내가 그 사회에 참여한지 채 세 달이 안된 시점에, 난 대한민국 국가에서의 내 모습을 모두 버리기로 했다. 즉, 한 마리의 동물이 되기로 했다. 최소한 난 그-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속에서는 하찮은 존재가 되기로 했다. 누가 거들떠 보지도 않는, 그저 살기 위해 잠 못자고 아무렇게나 걷어차이며 짖어대는 목이 묶여진 개처럼.

세상이 바뀌듯 난 서서히 털을 벗겨나갔다. 그리고 사람처럼 책을 읽었다. 산문집이었다.
내가 그 전에 읽은 산문집은 위인전이다. 제 3자가 써준 산문이라 해야할까.. 용어따윈 모르겠지만.

그 곳에서 나온 후 얼마동안 다시 먹고 살기위한 책을 읽었다.
그리고, 요즘 먹고 사는데 아무런 가치없는 책에 빠져있다. 산문집.


..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도, 정작 기록해야 하는 글들을 빼려고 한다.
몇 년 전에 썼던 글을 요즈음 읽어보면, 내가 그 글을 어떤 생각으로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답답하다. 지금 쓴 글들을 나중에 또 읽어봤을 때, 빼먹은 내용을 기억 할 수 있을까?

내가 나에게 낸 숙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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