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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ㅐ똥철학

서른을 넘기는 즈음에..

가이브 2010. 12. 5. 23:21

올해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을 많이 만났다.

가족들에게 생신(일) 선물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친구들에겐 값 싼 읽던 책이나 저렴한 음반을 선물했다. 올해 역시 술 값은 아끼지 못했군.

그리고 올해는 욕심을 버리는데에 많은 신경을 쓴 것 같다.
누군가가 도움을 준다 해도 마다했고, 좋은 상황이 만들어질 것 같았지만 내가 놓았다. 덕분에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가져다주었다. 
아쉬움의 답변으로 변함없이 진심으로 웃어주는 사람들이 좋다.

사는 모습을 다른 것들과 비교하지 않기로 했다.
주위의 것들을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놔두기로 했다.

아주 오래전 어렸을 때, 아파트 뒷산에서 가재도 잡고 계곡을 뛰어 다니며 놀았는데, 문득 졸졸 흐르는 맑은 물을 막아보려고 했다. 적당한 돌 몇개를 쌓고, 틈 사이로 한 때 큰 바위였을 자갈로 채웠다. 잠시 물 흐르는 소리가 멈추며 살작 멈추는가 싶더니, 물은 내가 채운 돌 위로 계속해서 졸졸 흘렀다. 잠시 멈춘 물은 졸졸 소리와 함께 뒤를 돌아보며 "내가 멈출 것 같냐?"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휴.." 숨을 내쉬며 허리를 편 뒤, 이 물을 막기 위해서 내가 쉽게 막을 수 있는 돌이 얼마나 커야 되는지 상상했다. 그리고, 이내 아무리 큰 돌과 많은 자갈을 쌓을 수 없을 뿐더러 쌓아 올린다 해도 구름 아래를 뚫고 졸졸 흐를 것 같았다. 푸른 하늘 뭉게구름 사이로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이 멋지겠다 상상하며 산을 내려왔다.

내가 한 말과 행동에 핑계 없이 흘려보내는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
숫자가 바뀐 달력이 곧 돌아오는 시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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